[사설]국회 개헌특위 연장… 당리당략 접고 개헌 이뤄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3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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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이 어제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연장에 합의했다. 지금까지 별도였던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합해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위로 구성하고 내년 6월 말까지를 활동 시한으로 잡았다.

국회의 개헌 준비 작업이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년 2월 중 개헌 논의를 마무리 짓고 개헌안을 마련해 6·13 지방선거에서 함께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6월까지 충분히 논의한 뒤 지방선거와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자는 입장이어서 합의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국당은 19일 의원총회를 통해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부정적인 당론을 결집했다. 한국당은 한 사람이 7, 8표씩 행사하는 지방선거에서 개헌 투표가 곁다리가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내심 개헌 국민투표가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돼 투표율이 올라가면 지방선거 결과가 자당에 불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선거의 유불리만을 따져 대선 때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철회한 것은 무책임하다.

개헌 국민투표는 정기 선거가 있을 때 같이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어차피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한국당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대승적 자세로 국민투표 날짜까지 협의할 수 있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했으면 한다.

개헌특위와 정개특위가 통합된 것은 선거구제 개편에 대한 국민의당의 이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권력구조 개편에 따라 선거구제 개편도 함께 논의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두 특위의 통합으로 선거구제에 대한 이견이 개헌특위의 파탄까지 몰고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당은 정략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삼가야 한다. 개헌은 1987년 이후 30년간 굴곡의 정치사를 경험한 국민이 국회에 낸 숙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그대로 두면 정권의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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