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 말 2만7561달러로 추정 집계됐다. 올해 1분기에는 무난히 3만 달러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1995년에 1만 달러, 2006년에 2만 달러를 각각 돌파했고, 다시 3만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국민소득이 12년 만에 3만 달러에 오른 것은 크게 자랑할 일이 아니다. 3만 달러를 돌파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속도가 더딘 편이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 규제개혁이 지지부진하고 과도한 노동계 입김으로 노동경직성이 심화된 것은 성장의 속도를 둔화시켰다. 문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4만 달러 고지가 요원할 뿐 아니라 영영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크게 의존하는 대외여건은 올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중국 등 주요 20개국(G20)은 물론 유로지역과 일본 러시아 중심으로 투자 무역 산업생산이 반등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 한 해 한국 경제가 이런 글로벌 경제의 순풍을 받아 힘차게 나아가야 하지만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먼저 지난해 새 정부가 소득 양극화 개선 차원에서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전환 등의 효과가 기업에는 올해부터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법인세 인상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투자 감소와 이에 따른 일자리 정체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몇 차례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1400조 원대의 가계부채는 여전히 한국 경제의 뇌관이다.
4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올해처럼 대외여건이 좋을 때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회복되고 재정이 확장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이 개혁을 추진할 골든타임이다. 올해는 과감한 규제혁파와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 경제가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체질을 갖추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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