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자 A18면 ‘서울 종로 익선동, 한옥지구로 보존한다’ 기사를 읽었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도심 속 흉물이었다. 허름한 한옥 동네로 문은 닫혀 있었고 골목은 먼지를 쓴 채 지나다니는 통로 이외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면이 개방돼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은 동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도시 재생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서울의 경리단길이 한때 각광을 받았으나 현재는 관광객이 이전만큼 방문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집세가 급격히 오르니 물가도 비싸졌다.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동네 분위기가 사라졌다.
인근 해방촌을 보고 경리단길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해방촌은 도심의 오지다. 남산 순환길, 용산고 높은 계단, 미 8군 등이 둘러싸고 있어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낙후 지역이 됐다. 그래서 잘만 개발하면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될 수도 있다.
해방촌에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카페를 차리기 시작했다. 찾아보면 이런 잠재력을 가진 동네가 많다. 재개발로 고층 건물을 짓는 것보다 현재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동네마다 특유의 색깔을 찾아주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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