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어제 1면에 ‘미군은 북한과의 전쟁을 최후의 수단으로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NYT는 지난해 12월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에서 48대의 아파치 헬기와 치누크 헬기를 동원한, 최근 수년간 중 최대 규모의 강습훈련이 전개됐고 이틀 뒤 네바다주에선 제82공정사단 소속 병사 119명이 낙하산 강하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NYT는 미군의 이 같은 훈련이 외견상 국방부의 통상적인 훈련 및 병력 재배치로 보이지만 시점이나 범위를 고려하면 혹시 있을지 모를 북한과의 전쟁에 미군이 만반의 대비를 갖추게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등 국제대회 때 파병한 100명보다 훨씬 많은 수의 특수작전부대(SOF) 요원들이 한국에 파견될 예정이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5, 6월에는 중동에 배치된 특수부대원이 한국으로 증강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 압박책이 효과를 거둬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섰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북한 선수단 및 예술단 방문도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문이 열려 있다고 언급한 북-미 대화까지 열린다면 모처럼 한반도에 ‘훈풍’이 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과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대화 기류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북한 미사일 도발이 정밀한 선제 무력 사용으로밖에는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상존하고 있다. 현재의 남북대화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 시점에 이뤄지고 있다. 김정은이 남북대화 기간 중 추가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그 3개월은 다소 연기될 수 있지만 결국은 데드라인이 머지않은 미래에 다가올 수밖에 없는 엄중한 시점이다.
북한도 14일 미국의 압박 덕분에 남북대화가 가능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얼빠진 궤변’이라고 비난하며 남북대화와 북핵 문제가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남북대화가 진행된다고 해도 핵능력 고도화를 멈출 북한이 아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평창 올림픽이 지나면 심판의 시간(a time of reckoning)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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