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강신영]설치미술 제대로 관리하자

동아일보 18일자 A14면 ‘세계적 거장 설치미술, 고철 처분한 해운대구’ 관련 기사를 읽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8억 원을 들여 설치한 세계적인 유명 예술가의 작품이 부서지고 녹슬었다는 이유로 폐기 처분됐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에도 수많은 예술 작품이 있다. 지난해 12월 5일자 동아일보에 ‘빌딩 앞 흉물 작품은 그만’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문화예술진흥법 건축물미술작품제도에 따르면 연면적 1만 m² 이상 건물을 신축이나 증축할 때는 규모에 따라 사업비의 최고 0.7%를 회화, 조각 등 미술품 설치에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 법을 근거로 큰 빌딩 로비나 건물 앞에 공공미술 작품이 설치된다.

그런데 이런 작품들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잘 보이지 않는 주차장 뒤편에 설치되거나 관리를 하지 않아 주변에 쓰레기가 쌓인 사례도 많다. 제목과 작가 이름이 떨어져 나간 조형물도 많다. 해운대 공공미술 작품도 애초부터 내구성을 감안해 설치해야 했다.

공공 작품도 시민의 눈높이를 고려해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일반 사람들이 볼 때 미관이 좋지 않으면 적합하지 않다. 작품의 제목이 ‘무제’인 경우도 많다. ‘탄생’, ‘행복’, ‘환희’ 등 작품들의 제목이 비슷할 때도 많다. 시민들은 좀 더 다양한 공공 작품을 원한다. 서울시가 관행을 바꿔 일상생활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도록 팔을 걷어붙인다고 한다. 기대를 해볼 만하다.
　
강신영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