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에서 3층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 21명 가운데 3명이 숨졌다. 세종병원은 제대로 된 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일반 병실을 불법 개조한 뒤 중환자실로 운영하다가 참사를 키웠다. 병원 측이 ‘무늬만 중환자실’을 운영한 이면에는 밀양시 전체에 중환자실 병상이 10개뿐이었고, 고령 중환자를 30∼40km는 떨어진 시외 병원으로 옮기기 어려웠던 현실이 있었다.
우리 사회가 중환자실 부족으로 심각한 ‘의료재난’ 위기를 맞고 있다. 전국의 병원들이 “우리 환자를 받아 달라”며 다른 병원에 중환자 이송을 요청한 사례가 지난해 656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72건은 같은 권역 내에서 빈 중환자실을 찾지 못해 100km 이상 떨어진 다른 권역으로 환자를 옮긴 경우다. 특히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중환자실 수요는 늘고 있는데 현실은 역주행하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노인 중환자가 약 8만 명 늘었지만 전국 중환자실 병상 수는 2005년 1만2723개에서 지난해 1만225개로 2000여 개 줄었다.
병원들은 중환자실 병상 1개당 연간 1억 원씩 적자라 병상을 늘리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의료계에서는 “중환자실은 운영을 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종합병원 가운데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가 없는 곳이 80%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특히 중소병원의 중환자실은 의료 인력과 시설 면에서 열악한 곳이 적지 않다. 인공호흡 환자 사망률을 보면, 대형병원 중환자실은 38%인데 소형병원은 82%에 이른다.
중환자실의 감소와 의료인력 부족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다. 중환자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별 병원에 맡기는 것으론 부족하다. 정부가 나서서 전국 각 지역의 수요 공급의 현황을 파악해 중환자실 증설 등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지역별로 양질의 중환자실을 갖춘 병원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중환자실 의료 인력에 대한 지원과 양성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의료 분야의 기본 인프라가 부실하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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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1 15:24:46
문재인과 노조 조폭이 합작 정권이 중환자 들 속절없이 죽어야 표가 없어지지. 재인 좌파정권 유지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