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1∼3차산업이 하나로 융·복합된 것을 6차산업이라 한다. 일본 미에현의 모쿠모쿠 농장은 이 분야에서 선구적 롤 모델로 꼽힌다. 농작물을 키우고, 이를 가공한 상품을 만들며, 문화 체험 관광을 제공하는 등 한곳에서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모쿠모쿠 농장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되면서 젊은 인력이 몰려들었고 마을경제에도 활기가 넘치게 됐다. 6차산업화가 사양산업이었던 농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다시 주목받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농사일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던 젊은 세대가 농업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30대 이하 귀농 가구 수가 2014년 1110가구에서 2016년 1340가구로 2년 만에 20% 증가했다.
▷한국 젊은이들은 패션만 아니라 산업 변화의 트렌드에도 남다른 ‘촉’을 지닌 것일까. 어제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부터 추진하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 사업의 경쟁률이 약 3 대 1로 집계됐다. 매달 최대 100만 원을 최장 3년까지 지급하는 사업으로 선발 인원은 1200명인데 3326명이 신청했다. 벤처농부를 꿈꾸는 젊은층이 그만큼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 수 없다. 농촌에 청년 일자리를 만든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번 지원 사업 신청자 중에는 창농 예정자가 44.6%로 창농 1∼3년 차를 제치고 가장 많았다.
▷빅데이터에 인공지능 드론, 무인 트랙터 등을 활용하는 스마트팜 등 지금 농업에는 새바람이 불고 있다. 21세기 농촌의 판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순 농사가 아니라 비즈니스와 정보통신기술에 능통한 젊은 세대의 열정이 필요한 이유다.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는 지난해 본보와의 창간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망한 직업으로 농부를 지목했다. 식량난과 기후변화 등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지금 삶이 마음에 안 든다면 농부가 되라”고 조언했다. 미래 농촌의 최고경영자(CEO)에 도전하는 청년농부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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