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송공석]화장실을 화재 대피공간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6일 03시 00분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최근 빈번하게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가슴이 아프다. 화재에서 인명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필자는 화장실을 이용해 인명 피해를 줄이는 방법 하나를 제안한다.

고층건물의 아래층에서 화재가 갑자기 발생했을 때 재빠르게 대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가 외부의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건물에서 임시 대피처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디일까.

필자는 화장실이 화재에서 사람들이 임시로 대피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화장실에는 항상 물이 공급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열기를 식힐 수 있다. 또 물에 산소가 녹아 있어 물이 가열되면서 산소가 공급되면 사람들이 더 버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렇다면 화장실은 어떤 구조로 만들어져야 응급 상황에서 대피할 때 도움이 될까. 현재 대부분의 화장실은 층하배관 구조로 아랫집 천장에 배수관을 설치한다. 배수관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화재가 발생하면 쉽게 배수관이 타고 화염과 유독가스는 빠른 속도로 다른 층으로 확산된다. 이런 구조로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화재에 강한 화장실을 만들려면 바닥에 구멍을 뚫지 않고 배수관을 설치하는 층상배관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배수관을 벽 등에 설치하면 화재가 발생해도 유독가스 등이 확산되지 않는다. 또 화장실에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외부로 쉽게 나갈 수 있는 창문 등을 설치해야 한다. 출입구도 방화 건축자재로 만들면 인명 피해를 더 줄일 수 있다.

이런 조건이 갖춰지면 화장실 층간 소음, 누수, 악취, 배수관 막힘 방지 등의 부수적 효과도 발생한다. 또 화장실에 창문이 달려 있으면 환기, 채광, 통풍에 유리해 환기팬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화장실 관련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
#화재#인명 피해#화장실#임시 대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