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그동안 선진국의 성공한 연구개발을 벤치마킹하는 추격형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산업의 세계 경쟁력을 제고해 왔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은 타산업 대비 최고 수준의 유무선 초고속정보통신망 인프라를 세계 최초로 구축하여 ICT 관련 서비스를 지원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메모리 등 반도체 산업과 스마트폰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우리 ICT는 생산·공정 분야의 높은 경쟁력과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천기술, 핵심기술 및 인증기술은 경쟁력이 부족해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젊은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때마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장기 ICT 연구개발(R&D)의 혁신전략인 ‘I-KOREA 4.0’을 발표했다. 정부는 R&D를 통해 해결할 문제 설정에 집중하고, 연구자가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술과 예산을 결정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R&D 권한을 연구자에게 대폭 이양한 것이다. 이 정책을 통해 국가 R&D 정책의 본질을 꿰뚫고 기존 ICT R&D의 문제점 및 한계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을 제시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ICT 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기술혁신과 개혁이 상시 이루어지면서 세계 최초, 최고 수준의 경쟁력 높은 상품만이 부가가치를 올리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기존의 추격형 ICT R&D 체계로는 도전적 창의력 기반의 ICT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그동안 정부 주도의 하향식 R&D 체계를 개편해 시장 수요가 반영된 연구자 중심 R&D로 전면 개혁하는 등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ICT R&D 추진 방식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는 매우 바람직하다.
특히 지금은 5G,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로봇 등 ICT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이다. 이 시점에 ICT R&D 체계에 대한 전면 개혁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이를 통해 생산·공정 기술뿐만 아니라 원천, 핵심 및 인증 기술 측면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안정된 단기 상용화 기술보다는 고위험·불확실 분야의 투자를 늘리고, 현실 산업 성장에 치중한 R&D에서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사회문제 해결형 R&D가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 과기정통부는 ICT R&D 혁신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향후 발생할 여러 상황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익숙했던 방식에 대한 개혁 의지 속에 체계화하고 일관성 있게 ICT R&D 혁신전략을 수행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이 향후 ICT 기반 4차 산업혁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세계를 선도하며 어떤 분야보다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당찬 시작이 끝까지 힘을 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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