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어제 인천 송도의 경제자유구역에 국내 종합병원의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의료법에는 영리 목적의 병원 설립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 8곳과 제주도에는 외국 자본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 하지만 영리병원을 둘러싼 논란으로 경제자유구역에는 입주 실적이 전무하다. 결국 정부는 병원 부지로 잡아놓은 공간을 놀릴 게 아니라 비영리 법인인 국내 종합병원부터 입주시키겠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05년 미국 뉴욕의 프레스비터리언 병원, 2009년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등을 송도에 유치하기 위해 협상을 했다. 하지만 영리병원 도입의 물꼬를 트면 국내 의료제도가 흔들린다는 시민단체의 반발과 사업성 논란이 불거져 좌절됐다. 보건복지부가 2015년 12월 제주도에 중국 자본이 투자한 녹지국제병원 사업 계획을 승인했지만 반발하는 시민단체를 의식한 제주도가 건축과 병원시설에 대한 개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건물을 짓고 의료장비를 구입한 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134명까지 채용한 녹지국제병원은 매달 8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의료관광 산업은 서비스업 중에서도 고용 창출 효과가 가장 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36만 명으로 이에 따른 취업 유발 인원이 5만2237명에 이른다. 제조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서비스업, 그중에서도 의료관광은 질 좋은 청년 일자리의 보고(寶庫)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국내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고,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외국인 환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송도는 의료관광 산업의 허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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