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정진우]생계 비관 범죄 더는 없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9일 03시 00분


2017년 마지막 날 화재로 숨진 ‘광주 삼남매’의 사인은 결국 아이들 엄마의 방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원인을 실화로 판단했던 경찰과 달리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엄마가 고의로 불을 질렀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방화치사 혐의로 엄마 정모 씨(22)를 구속 기소했다.(1월 30일자 A12면 ‘檢 광주 삼남매 숨진 화재, 엄마가 방화’)

정 씨는 생활고와 빚으로 고민하다 불을 질렀다고 했다. 정 씨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은 대학 졸업반이거나 직장 초년생들이다. 친구들이 이제 갓 사회에 진출해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모습과 달리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던 ‘세 아이의 어린 엄마’에 대해 공감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정 씨의 방화는 어떤 식으로든 용납될 수 없다. 숨진 아이들은 2세와 4세 아들, 생후 15개월의 딸이었다. 뒤틀리고 어긋난 모정 탓에 어린 새싹들은 세상에 나아갈 기회조차 차단을 당했다. 이 아이들이 화염과 연기에 신음했을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정 씨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범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울한 세상을 견디기 힘들다는 이유로 아무런 힘이 없는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생명을 빼앗는 비정한 부모들의 소식은 종종 언론에 등장한다.

모쪼록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손을 어떻게 잡아주고, 어린 새싹들이 건강하게 세상에 나가도록 어떻게 지원하며, 가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정진우 전북 완주군
#생계 비관 범죄#광주 삼남매#생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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