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선수촌에서 잡담하는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의 니시 노부유키(西伸幸)가 찍혀 있었다. 니시가 쓴 털모자가 옛 일본군이 깃발로 사용한 욱일기와 닮았다는 비판이다.
색은 빨강과 검정으로 홍백의 욱일기와는 다른다. 다만 분명히 디자인은 욱일기의 일출(日出)을 연상시킨다. 니시는 9일 예선이 끝난 뒤 “스위스에서 샀다. 나쁜 것이라는 인식은 없었지만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도 니시에게 오해를 살 만한 복장을 삼가도록 주의를 줬다.
욱일기는 과거에도 스포츠의 장에서 문제가 돼 왔다. 2013년 축구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일본 축구 응원단이 내걸었다. 지난해 축구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한국에서 열린 수원과의 경기에서 가와사키 응원단이 내걸었다. 가와사키팀은 결국 집행유예가 딸린 무관객 시합 등의 처분을 받았다.
이번에는 욱일기가 확실히 드러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올림픽 기간 중에 욱일기를 사용한 응원을 발견하면 신고해 달라고 주창한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일본인들은 욱일기를 단순한 디자인으로 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서 좋지 않은 역사를 상기시킨다. JOC가 사전에 교육하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이 밖에도 정치와 관련한 자잘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11일 피겨 단체전에서는 아이스댄스 한국팀이 한반도 민요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는데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는 구절이 들어 있었다. 영토 문제에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의 정치 이용을 금지한 IOC 측과 상의해 이 부분 가사를 삭제했다.
개회식에서 한국과 북한이 동시 입장하며 든 ‘통일기’에도 독도는 그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관객석에서 휘날린 통일기에는 독도가 그려져 있었다. 그라운드도 관객석도 스포츠의 장으로서 하나라고 한다면 모순된 일이다.
한국의 인터넷상 언어는 앞에서도 지적했듯 곱지 않다. 일본 쪽에서 나오는 말도 마찬가지다. 스포츠를 통해 언제나 서로 공격 재료를 찾고는 도발을 한다. 인터넷상의 ‘한일전’은 승점 1점씩도 쌓는 일 없는 승점 0점끼리의 무승부로 보인다.
일본의 축구 경기가 열리는 스타디움과 관련 트위터에서 차별적인 언동을 감시하는 활동을 벌이는 ‘반레이시즘 정보센터’ 대표인 재일교포 양영성 씨는 “여론이 감정적 공방이 되지 않도록 아시아 지역에서 뭐가 문제가 되는지, 무엇을 금지해야 할지 아시아 각국 올림픽위원회 등이 룰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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