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사’를 포함한 한자어가 많다. 이들 중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 ①에 포함되어 있는 ‘일 사’의 ‘사’와 ②에 포함되어 있는 ‘넉 사’이다. 그렇다면 ①, ②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단’은 어떤 의미일까? 역시 ‘단’을 포함하고 있는 자신이 쓰고 있는 한자어를 떠올려 보자.
단서(端緖), 단초(端初), 단말기(端末機), 단오(端午)
①, ②에 들어 있는 ‘단’이라는 말은 위에 들어 있는 한자와 같은 말이다. 그래서 ①의 사단은 일의 실마리의 의미를 갖는다. ②번 역시 같은 ‘단’자가 쓰인 것으로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본성적으로 가진 네 가지 덕목이라는 의미다. ③은 군대 용어다. 우리에게 생각보다 익숙한 용어이다. 가족 중 누군가는 군대를 다녀왔고 누군가는 군 면회를 다녀본 경험이 있을 테니까.
중요한 것은 ①, ②, ③ 어떤 것에도 ‘사고나 탈’의 의미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 그러니 ‘사단’을 ‘사고, 문제나 탈’의 의미로 쓸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사단’을 ‘사고나 탈’의 의미로 쓰는 것일까? 실제로 ‘사고나 탈’의 의미를 가진 비슷한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사달’이라는 말이다. 벌써 사달(ㅇ)이 나도 났을 것. 입소문으로 이런 사달(ㅇ)이 났다.
앞에 문장에서 ‘사단’을 ‘사달’로 고쳐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이를 ‘사단’으로 잘못 쓰는 일이 많음을 기억해 두자. 그런 인식 자체가 잘못된 표현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복잡하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복잡한 관계에 놓인 말을 모아서 한꺼번에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사단은 ‘일의 단서, 단초’이고 사달은 ‘일이 잘못되어 가는 상황’ 등으로 말이다. 어휘를 정확하게 구별하는 데 도움을 주어 규범에 맞게 어휘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