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김영수]역사 왜곡은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5일 03시 00분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장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장
일본 시마네현은 2005년 2월 22일을 ‘죽도의 날’로 제정하고 2006년부터 매년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다카다 기요시(高田潔)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장이 참석하는데 기념행사 심포지엄과 포럼에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마네현은 지역 문제를 국가 쟁점으로 만들고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5일 도쿄 히비야공원 시정회관 지하 1층에 영토·주권전시관을 열었다. 히비야공원은 우리의 광화문광장에 해당하는 장소다. 전시관에는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내용이 담긴 고문서와 지도, 영상자료 등을 마련했다. 일본은 영토·주권전시관과 ‘죽도의 날 행사’ 등에서 자신들이 오래전부터 죽도를 알고 있었고 1905년 시마네현에 편입해 영유의식을 재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국제법에 어긋나게 일방적으로 ‘이승만 라인’(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선언한 해양주권선)을 긋고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독도와 관련된 일본의 주장은 사실일까. 무엇보다 일본이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할 때 근거가 되는 중요한 문서 중 하나인 ‘시마네현 고시 제40호’가 최근 원본조차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일본은 1945년 8월 24일 시마네현 청사 화재 당시 원본이 소실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방적 주장의 ‘원본’조차 없는 실정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울릉도, 독도와 관련된 다양한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다. 조선은 일찌감치 울릉도를 영토로 파악하고 법률을 마련해 수토정책을 폈다는 내용이 고문서에 나와 있다. 동국문헌비고에 따르면 안용복은 송도(松島)가 우산도(芋山島·독도)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입증했다. 조선은 ‘조종(祖宗)에서 물려받은 것이 강토(疆土)’라는 인식을 가지고 1770년 이전 이미 울릉도, 독도를 영토라고 규정했다.

조선 후기 울릉도와 우산도에 대한 인식은 신증동국여지승람, 동국문헌비고 등 관찬문헌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1770년 동국문헌비고는 일본의 명칭인 ‘죽도(竹島)’가 ‘울릉도’이고 ‘송도(松島)’가 ‘우산도(독도)’라고 규정했다. 1908년 증보문헌비고도 우산도(于山島·독도)와 울릉도(鬱陵島)로 서로 다른 섬으로 구별했다.

고종은 1880년 울릉도의 개척을 고민했다. 그는 신증동국여지승람, 동국문헌비고 등 관찬문헌을 살피며 섬의 내용을 파악했고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의 영토라고 분명하게 인식했다. 일본은 거짓을 거짓으로 막는 ‘죽도의 날’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멋대로 왜곡하는 행태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 것이다.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장
#일본 시마네현#죽도의 날#독도#분쟁지역#독도 불법 점거#역사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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