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홍경석]왕따 이전에 팀워크가 문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3일 03시 00분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열기가 더욱 후끈한 즈음이다. 폐막이 가깝다 보니 참가국의 메달레이스 또한 더욱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런 관점에서 20일자 A26면 ‘노선영 처졌는데 씽씽 달린 김보름-박지우…무슨 일?’ 기사는 평소 불협화음의 심각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허투루 보이지 않았다.

경기 뒤 김보름 선수는 “노선영 언니가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도록 경기를 했는데 마지막에 체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박지우 선수 역시 작전의 실패임을 인정하면서 “(경기 결과가) 이 정도까지 벌어질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경기라는 건 승자가 있는 반면 패자도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승패에 일희일비하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긴 하더라도 4년에 한 번 열리는 겨울올림픽의 중차대함과 그 규모 및 권위의 당위성 등만을 따지더라도 출전 선수들의 탄탄한 팀워크 구축은 당연히 기본이자 상식이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날 치러진 경기에서도 드러났듯 단합이 가장 중요한 팀추월 경기에서 좋은 성적은커녕 경기 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의 인터뷰를 보였다. 또 노선영 선수만 함구한 채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국민들은 여전히 불쾌함과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인터뷰는 논외로 치더라도 노선영 선수가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4차 월드컵 이후 팀추월 대표팀이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 대표팀의 평소 의사소통에 심각한 누수 현상까지 있었음을 간과하기 어렵다.

가족 간에도 평소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으면 오해와 반목이 빚어질 수 있다. 노선영 선수에 대한 왕따설의 진위를 떠나 겨울올림픽의 화려한 무대에서 우리 팀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세계만방에 보인 듯싶어 심히 부끄러웠다.
  
홍경석 수필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노선영#김보름#박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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