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B, 쏟아지는 의혹에 직접 소명 검토할 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일 00시 00분


검찰의 이명박(MB) 전 대통령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07년 대선에서 MB 측에 20억여 원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일단 MB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는 8억 원을 MB 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한 것까지는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 측은 “그런 일이 있었더라도 이 전무나 이 전 의원 선에서 배달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검찰은 MB 시절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특수활동비 4억 원을 전달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MB 집사였던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을 구속기소하면서 공소장에 MB를 주범으로 적시했다. MB 측은 “당사자의 진술도 엇갈리는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을 주범으로 규정한 것은 모욕을 주기 위한 전형적인 짜맞추기 수사”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MB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자인지도 수사하고 있다. MB가 다스의 실소유자라면 2007년 대선 때 MB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것이긴 하지만 그 자체가 범죄 혐의는 아니다. 그러나 MB가 다스의 실소유자라면 다스 임직원이 횡령했다는 수백억 원대 돈과 MB의 관련성, 삼성으로 하여금 미국에서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소송비용 60억 원을 대납하게 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검찰이 MB를 상대로 표적수사를 하고 있는 의혹이 짙다. 그러나 검찰이 주장하는 뇌물 액수가 100억 원에 가까워지는데도 MB 측 해명은 사태를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MB는 김 전 기획관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한 차례 발표 형식으로 입장을 밝힌 것 외에는 스스로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이 받은 범죄 혐의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에 연루된 것 자체가 실망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부인할 것은 당당하게 해명하지 못한 것이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MB가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검찰#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상주 삼성전자 전무#국가정보원#특수활동비#다스#bbk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