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홍경석]주목받는 정치인일수록 더 신중한 처신 했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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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자 A8면 ‘제 발 찍은 차기 주자… 30년 정치인생 끝날 위기’ 기사에서도 드러났듯 정치인 안희정의 몰락은 비단 당사자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충격이 아니었다. 그를 믿고 지지하며 응원했던 국민들은 물론이거니와 더욱이 충남도민들의 충격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그에게 걸었던 굳건했던 신망(信望)이 송두리째 물거품처럼 꺼져 버렸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를 속전속결로 출당하고 제명한 것은 민심의 풍향계가 예사롭지 않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을(乙)의 심경을 피를 토하는 듯 고백한 충남도 김지은 정무비서에게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절대적 갑(甲)이자 또한 가히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굳건한 철옹성이었으리라.

같은 날짜 A10면 英-스웨덴 ‘명백한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 기사에서는 마침 이와 부합되는 기사가 게재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잠들어 있거나 술이나 마약에 취해 동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하면 이유가 무엇이든 강간이다”라고 강조했다.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호박벌은 겨우 2.5cm의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꿀을 모으려고 하루 200km 이상을 치열하게 날아다닌다. 미물(微物)조차도 이럴진대 사람은, 더욱이 도백이라고 한다면 그에 걸맞은 치열한 집무와 아울러 진중하고 올바른 처신을 했어야만 옳았다.
 
홍경석 수필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김지은 정무비서#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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