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백운규]UAE, 미래로 함께 가는 라피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03시 00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3시간을 달리면 열사의 사막 위에 신기루처럼 솟아있는 4개의 돔과 마주하게 된다. 아랍 국가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다. 이곳에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가 참석한 가운데 바라카 1호기 건설 완료식이 열렸다.

바라카는 아랍어로 ‘축복’이란 뜻이다. 이 이름에 바라카 원전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국 최초의 원전 수출이며 수주 금액도 건설 운영 설계 등을 합쳐 220억 달러로 사상 최대다. 이를 통해 한국은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됐다.

바라카 원전은 UAE 전력의 25%를 공급하면서 석유 수출을 늘려 국부를 증대하고, UAE가 지향하는 지식산업과 제조업 발전을 통해 탈석유 경제로 전환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혹독한 사막 환경에 건설되는 최초의 원전이라는 점이다.

UAE는 중동지역에서 한국과 유일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일 정도로 가까운 나라다. 중동지역 최대 수출국으로 170여 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다. 바라카 원전을 계기로 가까워진 양국은 이제 에너지를 넘어 경제, 문화, 보건의료 등으로 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사막의 기적’을 이뤄온 UAE와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우리는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취를 이뤄내는 DNA를 공유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다. 동반자는 아랍어로 ‘라피끄’로, 사막을 함께 건너갈 사람을 의미한다. 이제 양국은 서로를 ‘특별한 라피끄’로 여기며 경제협력을 세 가지 방향에서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첫째, 양국 원전사업의 동반 성장을 위해 전 주기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전문인력, 기술, 행정 등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기로 하였다. 건설 이후 안전 운영을 위해 엔지니어링, 정비 등의 분야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등 제3국 원전사업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여 바라카 원전의 성공 모델을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둘째, 건설 플랜트 위주의 협력을 미래신산업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재생에너지 지능형전력망 등 에너지신산업 반도체 특허 분야에서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기술제휴, 공동 기술개발, 인력 양성 등을 특히 강화한다. 나아가 인공지능(AI) 특임장관을 신설할 정도로 UAE가 미래 신산업에 적극적인 만큼 UAE의 파이낸싱과 우리의 기술이 결합되는 투자협력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양국 간 협력 플랫폼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사막을 건널 때는 지도가 아니라 별을 보아야 한다고 한다. 한국과 UAE는 지도에 없는 길을 개척하며 발전의 역사를 만들어 온 나라들이다. 바라카 원전을 통해 진정한 ‘라피끄’로 거듭난 양국이 함께 협력하며 만들어나갈 미래를 기대해 본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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