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몰려오는 美中 무역전쟁 波高, 비상한 대책 마련할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5일 00시 00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3일(현지 시간)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 1300여 개의 품목을 발표했다. 중국이 2일 미국산 돼지고기 등 128개 품목에 고율관세를 부과하자 예정보다 빨리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발표 이후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번 갈등은 미국이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을 넘어 글로벌 경제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미 미국은 실리콘밸리가 주도권을 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자 불안감을 느껴왔다. USTR의 이번 관세 부과 대상 역시 대부분이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를 내걸고 육성 중인 최첨단 분야다.

이번 조치가 실행되면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920억 달러의 중간재 수출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한국산 등의 부품소재를 국산화하고 내수기업을 키우는 홍색공급망(紅色供給網) 정책을 추진해왔다.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지로서 한국의 경쟁력은 이미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 유럽연합(EU)도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를 시작해 한국산 철강의 유럽 수출까지 막힐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국내 산업에 미칠 파장을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대안을 내놓을 범정부 태스크포스(TF)라도 꾸려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미국무역대표부#fta#관세#무역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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