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중국이 우리의 봄을 괴롭히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로 꽃피는 봄을 마음껏 즐기지 못하던 차에 중국의 재활용 폐기물 수입 전면금지로 주변에 폐비닐과 스티로폼 등이 수북이 쌓이며 골칫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온라인에서 ‘재활용 쓰레기 또는 재활용 폐기물’을 언급한 사례는 4월 2일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4월 1일 블로그나 카페에서 쓰레기를 언급한 사례는 500건 정도에서 2일 1100여 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당혹감을 느꼈던 당시 상황을 추이 그래프는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재활용 쓰레기의 연관어를 살펴보면 단연 ‘대란’이 많다. 이어 문제, 혼란, 불편 등 이번 일로 겪게 된 불만들이 표출되고 있다. 물품들로는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 ‘페트병’ ‘포장(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는 ‘환경부’ ‘정부’ ‘지자체’ 순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음이 눈에 띈다. 재활용품 수거 관련 사항은 각 기초자치단체의 소관이지만 지난해 7월에 중국의 수입 중단이 예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 등 중앙정부가 남의 일 보듯 제때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질타의 대상이 됐다.
환경부로서는 억울한 심정이 있기도 하겠지만, 우리 국민이 환경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가 1차적 책임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환경부의 ‘2017 국민환경의식조사’를 보면 환경 보전에 가장 책임이 큰 주체가 어디라고 보는지에 대해, 중앙정부가 43.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일반 국민 30%, 기업 15.8%, 지방자치단체 8% 순이었다. 환경 정책이나 제도 등에 대해서는 환경부 등 중앙정부가 직접 그리고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기대하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뒤늦게 환경부와 지자체들이 나서면서 이번 사태는 일단락되긴 했지만 근본 해법이 나온 것은 아니다. 현대 환경행정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정책을 만든다고 해서 소기의 효과를 거두기 힘든 영역이다. 반드시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정책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의 참여와 실천은 미흡하다. 일반 국민이 환경 보전 노력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는 긍정 평가는 고작 12.7%에 그치고 있다(2017 국민환경의식조사).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고 불편하더라도 머그컵이나 텀블러 사용을 늘리고, 장바구니를 직접 들고 마트에 가고, 기업은 상품의 과대포장을 줄여야 한다. 또 페트병과 캔 등을 버릴 때는 한 번 세척하고 분리수거하는 ‘작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해야 다시 쓰레기 대란과 같은 ‘큰 불편’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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