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악동’ 웨인 루니가 트위터에 올린 글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비난 글을 남긴 팬에게 “10초 만에 기절시켜 줄 테니 겁쟁이 소리 듣기 싫으면 훈련장으로 오라”고 응대한 것이다. 당시 맨유 감독이었던 ‘전설의 거장’ 알렉스 퍼거슨 경은 기자회견에서 루니를 꾸짖었다. “트위터 아니라도 인생에서 할 일이 100만 가지가 더 있다. 차라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라. 정말이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시간 낭비다.”
▷최근 애플 공동 설립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배우 수전 서랜던 등 유명인들이 경쟁하듯 페이스북 계정 삭제를 알리고 있다. 페이스북 탈퇴 운동(#DeleteFacebook)이다. 페이스북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된 뒤 미국 대선에 무단 활용된 ‘데이터 스캔들’이 기름을 부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북미 지역 페이스북 이용자가 100만 명이나 줄어든 것을 보면 ‘SNS 탈출’은 정보유출 사건 때문만은 아니다.
▷기업의 반발도 시작됐다. 영국 최대 펍 체인 JD웨더스푼은 16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자사의 모든 SNS 계정을 폐쇄했다. 웨더스푼 회장은 “매장 매니저들이 계정 관리를 하느라 매장의 고객 서비스에 소홀했다”고 했다. SNS가 사업에 되레 골칫거리가 됐다는 얘기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도 “상품이 남느냐, 죽느냐는 그 상품의 가치에 달렸다”며 홍보용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
▷한국에서도 ‘SNS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7월 SNS 계정을 가진 2000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이 SNS 피로증후군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계정 삭제까지는 망설이게 된다. 그간 쌓아온 삶의 기록을 모두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지배하는 주객전도를 피하기 위해 때때로 접속을 끊어 보는 ‘SNS 휴가’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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