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후보 경선에서 조희연 전 교육감을 뽑은 선거인단 1만7113명 중 무려 916명이 만 13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의 김재철 대변인은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만 13세부터 경선에 참여시킨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13세부터 18세 사이는 청소년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급속히 성장하는 시기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13세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세를 한 묶음으로 경선 투표권을 준 것이 적합한지 의문이다.
공직선거법상 교육감 선거에는 19세 이상만 참여할 수 있다. 경선이란 본선거에서의 경쟁력을 다투는 것이다. 경선에 참여하는 투표자와 본선거에 참여하는 투표자가 같아야 의미가 있다. 본선거에는 참여할 수 없는 투표자가 경선에만 참여할 경우 유권자들이 원하는 후보를 뽑는 과정을 왜곡시켜 오히려 안 한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외국에서도 선거연령을 아예 18세나 그 이하로 낮춰 청소년이 투표에 참여하게 하는 경우는 있어도 경선에만 참여하고 본선거에는 참여하지 않는 투표는 논리적이지 않아 거의 사례가 없다.
청소년들이 미성숙하다는 것은 성인보다 또래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이 크고 교육 정책보다는 분위기에 치중함으로써 포퓰리즘으로 흐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 정책이니까 당연히 학생도 포함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는 학생이 교사나 학부모와 달리 단순히 교육 정책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기도 하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교육은 학생들을 옳은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학생들이 설혹 원하지 않더라도 훈육하고 단련하는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는 원칙이 청소년 참여 유도에만 치중하다 망각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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