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간 기업뿐만이 아니라 공공기관 공채 면접에도 인공지능(AI)이 도입돼 화제가 됐다. 인간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했던 면접에서도 사람 대신 AI가 면접관이 돼 구직자를 평가한다. 최근 AI의 행보는 더 놀랍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AI는 유명 화가 렘브란트의 화풍을 그대로 재현했고, ‘야머스’라는 이름의 AI가 작곡한 ‘심연 속으로’라는 곡은 지난해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그렇다면 과연 AI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을 대체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AI는 에디슨을 대체할 수 없다. 인간과 달리 스스로 발명을 할 수가 없다.
발명의 전제조건은 창의성, 문제의식, 인류애 등이다. 딥러닝을 통해 AI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습은 창의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학습된 능력 범위에서 가장 가까운 답을 찾을 뿐이다. AI는 혁신하려는 문제의식을 자발적으로 가질 수 없고,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하려는 인류애가 발현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미래 발명가와 AI는 과연 어떤 관계를 가질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발명가에게 AI는 발명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주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숱한 시행착오로 발생했던 기회비용을 줄이고 인간이 생각하지 못했던 경우의 수를 제공해 보다 짧은 시간에 질적으로 우수한 발명품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에디슨이 말했던 ‘1%의 영감’은 더 중요해진다. 99%에 해당하는 인간의 노력은 상당 부분 AI로 대체될 것이라 이제는 영감과 창의성에만 집중하면 된다. 1%의 영감과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발명가의 가치는 그만큼 높아진다. 더 독창적이고 창의성을 가진 사람은 AI와 결합해 혁신적인 발명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발명가는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커진다.
‘발명왕’ 에디슨은 1920년대 기준으로 1093개의 뛰어난 특허를 통해 157억 달러의 수입을 거뒀다. 현재 한국 환율과 물가를 적용했을 때 215조 원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1년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다. 미래의 우수한 발명가들은 에디슨보다 더 많은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 훨씬 더 강력한 지위와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다가오는 19일은 법에서 정한 ‘발명의 날’이다. 발명품으로 국가와 산업 발전에 기여한 뛰어난 발명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창의와 혼신의 노력으로 기술 개발에 앞장선 발명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또 이번 발명의 날을 통해 발명가들이 부, 명예와는 무관한 괴짜나 고집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길 기대한다. 앞으로 세계를 움직이고 바꾸는 혁신가로 선망의 대상이 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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