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등 특정 세력의 댓글 여론 조작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네이버가 올 3분기(7∼9월) 중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빼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 25일 발표한 댓글 정책 개편안이 여론 조작을 막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따른 후속 조치다. 네이버는 그 대신 첫 화면을 옆으로 밀면 나오는 두 번째 화면에 각 언론사가 선정한 뉴스를 노출하는 ‘뉴스판’을 신설하기로 했다.
그간 네이버는 플랫폼 영향력에 준하는 책임을 회피하면서 기사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해 ‘뉴스 장사’를 했다. 2009년부터 PC 버전 첫 화면에서는 임의로 기사를 배열하지 않는 시늉을 하면서도 이용자가 더 많은 모바일 버전에서는 ‘눈속임 영업’을 이어왔다. 뉴스 서비스에 ‘댓글 공감’ 등 각종 장치를 추가하며 여론 조작의 놀이터도 제공했다. 드루킹 사건에 대한 수사 발표 기사마저 조작의 타깃이 되는 게 네이버 댓글의 현주소다.
하지만 네이버는 “더 이상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에도 여론 조작을 차단할 핵심을 여전히 외면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그간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해법으로 꼽았다. ‘이용자 쏠림’을 막아 여론 조작의 유혹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네이버는 원하는 매체에 한해 추진하겠다며 아웃링크 전면 도입을 사실상 거부했다. 네이버의 플랫폼 영향력이 막대한 상황에서 개별 언론사에 ‘나갈 테면 나가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웃링크제 무력화나 다름없다.
세계 1위 검색 엔진인 구글은 같은 날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구글 뉴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언론사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발표한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의 후속 조치다. 종전의 아웃링크 방식도 유지했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의 뉴스 앱은 언론사가 없었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대비되는 네이버의 뉴스 개편을 놓고 또다시 꼼수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외부 규제는 불가피하다. 여야 정치권은 아웃링크를 의무화하고 댓글에 대한 포털의 책임을 강화하는 입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