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 일본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를 마친 후 “아베 총리와 합의했던 셔틀외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 역시 올해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파트너십 선언 20주년임을 강조하면서 한일 간의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담은 4번째이지만 한국 대통령으로선 6년 반 만의 방일이었다. 아베 총리의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방한에 이은 이번 방일로 한일 간 셔틀외교도 복원됐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중 정상회담이 2차례나 열리는 등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일본도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독자적으로 북한과 접촉하려는 판에 한국만 일본과 소원해서는 안 된다. 북한과 중국이 북-미 핵 담판이라는 메인 이벤트를 앞두고 밀착해 서로를 지렛대 삼으려는 형국이다. 우리도 북-미 회담의 중재력을 높이려면 한일 관계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 과거사와 영토 분쟁 같은 오랜 난제가 있지만 분리 대응을 통해 가능한 한 긴밀한 협력을 모색할 때다.
한일 회담에 앞서 중국 리커창 총리가 함께 참석해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는 3국 간 교류협력 증진을 내용으로 공동선언문과는 별도로 판문점선언을 지지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했다. 일본이 넣으려고 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표현은 한국 측이 ‘완전한 비핵화’와 같은 의미라고 주장해 들어가지 못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어떻게 달성하느냐는 북-미 정상 간 담판에 맡겨졌다고 할 수 있다.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할 경우, 체제 보장과 경제개발 지원 등 밝은 미래를 보장해 주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 기대만큼 속전속결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 쉽지 않은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과 일본이 함께 보조를 맞춰가도록 외교력을 쏟아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