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네이버 뒤에 숨어 ‘여론 조작’ 방치하겠다는 카카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2일 00시 00분


포털사이트에서의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10일 “뉴스편집이나 실시간 검색어와 관련해 (개편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하는 ‘아웃링크’로 전환하는 데 대해서도 “과거 카카오톡 채널에서 해봤는데 당사 운영 목적과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었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드루킹 사건’의 여파로 네이버가 여론과 정치권의 질타를 받는 동안 뒤에 있던 카카오가 여전히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온라인 뉴스점유율은 22.5%로 네이버(66.3%)에 이은 2위다. 2003년 사실상 언론사를 표방하며 뉴스를 공급하는 ‘미디어 다음’ 서비스를 시작해 포털의 뉴스서비스 경쟁을 부추긴 당사자이기도 하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와 유사한 ‘실시간 이슈검색어’와 댓글 역시 조작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로 사용자를 붙잡아두고 수익을 올리는 방식도 네이버와 다르지 않다.

카카오는 2015년부터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맞춤형 뉴스추천 시스템인 ‘루빅스’를 적용해 뉴스편집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다음 전체 뉴스의 일부만 AI가 선택한다고 한다. 나머지는 카카오의 직원들이 사실상 뉴스를 편집해 언론 역할을 하면서도 부작용은 전혀 책임지지 않고 있다. 법적, 제도적 규정으로 국내 모든 포털의 책임을 강화해 여론 조작을 막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네이버#다음카카오#여론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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