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업무지시 1호’로 출범한 국가일자리위원회가 16일이면 1주년을 맞는다. 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일자리위는 모든 부처의 일자리 정책을 총괄 조정해 일자리의 질과 양을 모두 늘리겠다고 했다. 이른바 ‘일자리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조직이지만 1주년을 맞아 정책홍보나 기념행사를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고용지표는 최악이다.
어제 일자리위 홈페이지에 있는 일자리상황판을 보면 올해 3월 실업률 지표는 4.5%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가 높다. 청년실업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높은 11.6%, 비정규직 비중도 0.1%포인트 증가한 32.9%로 일자리의 양과 질 모두 악화됐다. 무리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추진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복합적인 요인 탓이다.
일자리위는 출범 이후 매달 한 차례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1년간 모두 5차례 회의를 여는 데 그쳤다. 이조차도 정부와 경영계, 노동계 등 각계 위원들이 참석해 각자 입장만 발표하다 보니 심도 있는 토론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일자리 100일 플랜’을 비롯해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등 그럴듯한 제목의 정책을 발표했지만 세금으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만든 것 외에 규제완화 분야에서는 사실상 성과가 전무하다.
질 좋은 일자리는 결국 제조업과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업에서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어제 발표한 ‘서울 및 광역시별 청년고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증가한 서울 부산 대구와 달리 대전과 광주는 지난 5년간 제조업 생산이 연평균 3% 이상 증가하면서 청년실업률도 하락했다. 대책도 못 내놓고 회의조차 제대로 못 여는 일자리위원회야말로 현 정부 일자리 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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