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이 미국 조지아에 1억5000만 달러, 우리 돈 약 1620억 원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현지 시간 29일 발표했다. 같은 날 현대자동차는 앨라배마 공장 증설에 3억88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3억8000만 달러,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공장을 지었거나 짓고 있다.
한화큐셀이 짓는 태양광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다. 이 회사는 이번 결정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미국 통상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미국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현대차 삼성 LG의 투자 역시 같은 맥락이다. 표면적으로는 압력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기업의 해외 투자를 단편적 요인으로만 해석할 일은 아니다. 미국은 세금을 낮춰주고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당근을 함께 내밀었다. 당장 한화큐셀만 해도 공장 부지를 제공받고 법인세 재산세를 감면받아 3000만 달러의 혜택을 받는다. 더구나 미국은 대규모 시장까지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법인세율 인상이나 고용 경직성 강화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니 기업의 해외 투자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최근 10년간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한국으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의 3배다. 이로 인해 빠져나간 일자리만 100만 개라는 것이 한국경제연구원의 추산이다.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에만 몰두하고 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을 계속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으로는 혁신성장의 성과가 없다며 경제부처를 질책했다. 각종 규제와 반(反)기업 정책으로 기업들 발목을 잡으면서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라고 닦달하고 있으니 이런 모순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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