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래서 더욱 SW 특기자 전형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SW 특기자 전형은 결국 사교육 전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SW 특기자 전형은 학생의 SW 개발 능력과 발전 가능성을 토대로 대입을 결정하겠다는 명목하에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전형이 정말로 공정하게 학생을 평가할 수 있을까?
일반고 학생들의 대부분은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 코딩을 배우지 않는다. 학교에서 일주일에 5시간씩 배우는 수학으로 푸는 논술도 사교육 논란을 매년 빚고 있다. 그런데 배우지도 않는 코딩으로 학생을 뽑는다는 것은 코딩 학원에 다니라는 말밖에 더 되겠는가.
인터넷과 강좌를 찾고, 대회를 찾고, 스펙을 쌓아서 학생부를 준비하면 된다고 쉽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일 오전 7시에 등교하고,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오후 10시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는데 대체 코딩 공부를 언제 하라는 말일까. 모든 학교에 코딩을 아는 선생님이 계시는 것도 아니다. 나는 운 좋게 아버지가 관련된 일을 하고 계셔서 어깨 너머로 코딩을 배워 이리저리 준비하기는 했지만, 정말 드문 경우이다.
대학에서 만난 SW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친구들을 분류해보면 대부분 특목고, 마이스터고 출신이어서 코딩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배운 경우였다. 일반고 친구들 중에서는 처음 코딩을 접한 것은 학교였어도, 특기자 전형을 준비하며 정보력의 부족함을 느껴 결국 사교육 업계로 발을 들였다는 동기들도 꽤 있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이나 사설 경시대회 정보를 찾기에 고등학생은 너무 바쁘다. 반면 학원에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손쉽게 건네준다. 특기자 전형을 노리는 친구들이 어쩔 수 없이 학원으로 발길을 옮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사교육을 통해 철저히 전형을 준비한 가진 자와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자. 누가 입시에서 유리할지는 뻔하다. 코딩으로 학생을 뽑고자 한다면 공평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조예진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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