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이 24일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1-2로 분패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태클수비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준 장현수 선수에 대한 악의적이고 혐오스러운 청원이 수백 건 쇄도했다. “장현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주세요” “장현수 승부조작 조사해주세요” “장현수 슬라이딩만 해서 한국까지 오게 해주세요” “장현수 국외로 추방해주세요” 등 상식 밖의 악의적인 비난들이다. “장현수의 사형을 원한다”는 끔찍한 말까지 올라왔다. 심지어 몇 차례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한 수훈갑 골키퍼 조현우 선수의 부인은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외모와 아이를 비하하는 악성 댓글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스포츠 선수에 대한 누리꾼들의 도 넘은 악성 비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왕따 논란’에 휩싸였던 김보름 선수도 비난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김 선수는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심리적 불안과 초조함으로 고생하다 3월 병원에 입원해 심리치료를 받았다. 월드컵 대표팀의 장 선수도 현재 극심한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신공격성 비난을 퍼붓는 것은 인격살인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 배설물 같은 댓글에 너무 관대하다. 청와대도 국민청원 게시판이 더 이상 이렇게 더렵혀지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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