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선진]새로운 통일 리더십을 기대하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8일 03시 00분


김선진 대통령통일리더십연구원장
김선진 대통령통일리더십연구원장
대통령의 통일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남북이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들을 반복해 내야 한다. 또 북한이 원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면 환경, 농업 등의 분야다. 꼭 필요한 부분부터 협력해야 한다. 식량, 에너지 분야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새로운 통일 리더십이 성공하려면 필요한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통일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 국민 모두가 통일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개인과 통일의 연관성을 높여 통일이 내 일이고 관심사가 돼야 한다. 북한 주민이 원하는 통일도 필요하다. 누구도 체제를 강요할 수 없다. 북한 주민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들이 정당한 의사를 행사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북한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완전한 통일은 불가능하다.

통일 드림팀도 구성해야 한다. 통찰과 비전의 지도자, 전문성과 사명감을 가진 전문 인력이 함께 팀을 꾸려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가야 한다. 서로 틀렸다고 말하지 말고 다르다고 말해야 한다. 북한 문제를 특정 진영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동원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남남 갈등이 없어져야 통일이 가능하다. 또 통일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위기관리에 성공해야 한다. 남북 관계는 위기관리의 역사다. 현재 남북의 화해 분위기를 흔드는 위기는 반드시 올 수 있다. 위기를 탐지하고 타개하는 과정이 통일의 과정일 수도 있다. 위기관리 리더십은 통일 리더십의 다른 이름이다.

그동안 우리의 시대정신은 북한을 뺀 반쪽짜리 정신이었다. 북한까지 시대정신을 확장해 세대, 계층, 지역 등 갈등 해소 노력을 남북 관계까지 연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외교의 궁극적 목표를 통일로 설정해야 한다. 주도적이고 전략적인 통일 외교를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우리가 대북, 통일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통일은 미완의 민족적 과제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 할 겨레의 종착역이다. ‘산을 옮기려면 작은 돌부터 들어내라’는 말이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통의 관심사로 차이를 점점 좁혀 나가야 한다. 북한 지도자 개인의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북한 주민이 직면해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과 구조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통령의 통일 리더십은 작고 낮으며 느린 통일을 지향하는 조용한 통일이어야 한다.
 
김선진 대통령통일리더십연구원장
#통일#통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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