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창한]정부 소형 태양광 보급사업, 국민 참여 넓힐 기회 삼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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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한 동청주농업협동조합 조합장
윤창한 동청주농업협동조합 조합장
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한국형 소형 태양광 고정가격 계약매입(FIT) 제도’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의 수익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공급의무화(RPS)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고정가격 계약매입제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일정 규모 이하의 태양광 발전설비는 별도의 입찰 절차 없이 정해진 기준가격에 따라 6개 발전 공기업이 의무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20년간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며 5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사업 대상은 100kW 미만의 농축산어민이나 협동조합, 30kW 미만의 일반사업자로 수입 안정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를 위한 입찰 절차 등이 생략돼 사업 추진 절차가 줄어든다.

그간 정부에서는 REC 거래 입찰 우대 등 소규모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RPS 사업 참여 절차나 입찰의 어려움 등으로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자의 참여가 쉽지 않았다. 소규모 투자 촉진을 위한 안정적 수익 보장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도입되는 제도에서는 전년도 낙찰 가격을 기준으로 높은 평균가를 적용하여 20년간 장기고정가격을 보장해줘 사업 참여가 어려웠던 소규모 투자자들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소규모 사업자들을 보호 육성하기 위한 정책은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다. 독일은 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을 통해 효율적인 태양광 보급을 이뤄 나가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도 RPS 제도와 함께 50kW 미만 설비에 대한 소규모 FIT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소규모 사업자들의 수익을 보장해주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형 FIT 제도’도 수익성과 편의성을 제고함으로써 가격 변동과 판매 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손쉽게 태양광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RPS 사업 참여를 높이게 될 것이다.

정부에서는 지난해 12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천명한 바 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과 함께 협동조합형, 농가태양광 등 소규모 사업과 국민참여형 사업이 제시돼 있다. 국토가 좁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용성이 높지 않은 우리로서는 건축물 옥상이나 자투리땅 등 소규모 발전소를 통한 유휴부지의 활용 촉진과 다양한 주체의 사업 참여를 통한 수용성 제고가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번 제도 도입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 보급 노력을 도시뿐만 아니라 농어촌 지역으로 확대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수익 창출과 함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형 FIT 제도’는 이제 막 시행하려는 제도다. 제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나 개선점이 나올 수 있겠지만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 확대와 효율적인 에너지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간다면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새로운 재생에너지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FIT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여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의 지평을 넓히고,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윤창한 동청주농업협동조합 조합장
#태양광#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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