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멘토나 롤모델들이 주는 막연한 위안보다는 자기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등 제목은 다양하지만 모두 나다운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이런 책들의 인기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으로 살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 타인에게 받는 상처를 최소화하는 방법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나로 살기’ ‘나는 나’ ‘거리두기’ ‘명상’에 대한 언급량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맞물리면서 한국형 집단주의, 권위적인 문화로 인해 쌓인 피로감에서 탈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실제 스트레스에 대한 연관 키워드를 살펴보면 공부, 입시, 다이어트, 직장, 집안일 등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감성 키워드도 피로, 압박감 등이 등장하며 한마디로 ‘지쳤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SNS에서는 ‘혼밥’ ‘혼술’에 대한 언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혼밥에 대한 감성 키워드도 ‘행복한’ ‘즐기다’ ‘편하다’ 등으로 커다란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의 인기도 ‘나로 살기’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이제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나를 위한 시간부터 갖고 싶어 하고 있다.
소신을 가지고 단호하게 ‘노’라고 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부탁’이라는 단어의 언급량은 2014년 이후 별다른 증감 추세를 보이고 있지 않는 반면 ‘거절’은 매년 증가한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시대로 넘어왔다고 볼 수 있다. ‘부당한 요구나 부탁을 거절했다’ ‘거절을 하려는 의지’ 등의 글도 많아졌다.
2015년만 해도 사람들은 거절에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최근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2015년과 비교할 때 ‘단호한’이라는 표현이 무려 29배나 더 늘었다. 거절을 할 때도 ‘확실한 의사표현’을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로 살기’는 진정한 나를 찾는 욕망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행복도 거창한 사회적 성취보다는 소소한 일상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인간관계가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한발 뒤에서 자신을 돌보고 싶은 마음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나로 살기 열풍’의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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