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혼란스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는 척척 협상을 잘하던데 유독 북한만 만나면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삐걱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고위급 회담도, 북한의 6·25전쟁 미군 유해 송환 회담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미국 언론은 북-미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기사 제목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North Korea’s predictable bait-and-switch.
인터넷 쇼핑 해보셨나요. 근사한 제품에 저렴한 가격이 나와 있어 기쁜 마음에 얼른 판매자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실상 근사한 제품은 비싼 가격이고, 저렴한 가격은 다른 근사하지 않은 제품에 붙여진 것이었습니다. ‘Bait-and-switch’는 마케팅 용어로, 미끼를 던져 소비자를 유인한 뒤 제품을 살짝 바꾸는 판매 행위를 가리킵니다. 비핵화 요구를 들어줄 것처럼 미국을 유인한 뒤 ‘제재를 풀어 달라’ ‘종전선언을 먼저 하자’ 등 다른 요구를 쏟아내는 북한의 행태를 가리킵니다. 충분히 ‘predictable(예상 가능)’한 북한의 술책인데 미국은 번번이 말려든다는 보스턴글로브의 기사 제목입니다.
△Trump has nobody to blame for North Korea but himself.
외교잡지 포린폴리시에 실린 외교 전문가 콜린 칼의 기고 제목입니다. 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업적이 없다”고 비난해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외교 보좌관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이 삐걱거리는 것이 속으로는 기쁘겠지요. ‘대북 협상이 잘 풀리지 않는 것에 트럼프는 자신 이외에는 비난할 사람이 없다’는 이중 부정을 해서 더욱 강력한 긍정을 만들었습니다. ‘트럼프, 모두 당신 잘못이야’ ‘당신이 다 책임져’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죠.
△After North Korea’s swipe, Pompeo must focus on pace and structure if nuclear talks are to succeed.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으로부터 ‘강도 같다(gangster-like)’는 예상치 못한 비난을 들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를 ‘북한의 일격(swipe)’이라고 표현했습니다. ‘Swipe’는 매우 쓰임새가 많은 단어인데 원래는 ‘직선으로 강하게 밀다’라는 뜻입니다. 북한으로부터 직선타를 맞았으니 이제 미국은 전력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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