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푸틴은 트럼프의 영원한 절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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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오른쪽 사진)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 사진의 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원한 ‘절친’이라는 의미의 신조어 ‘KGBFF’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사진 출처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오른쪽 사진)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 사진의 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원한 ‘절친’이라는 의미의 신조어 ‘KGBFF’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사진 출처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에서 오후 10시 반∼11시쯤 TV를 틀면 심야 토크쇼가 시작합니다. ‘호스트’로 불리는 진행자는 초대 손님을 부르기 전 10분 정도 방청객을 앞에 두고 혼자 ‘썰’을 푸는, ‘모놀로그’(독백)를 합니다. 호스트의 인기는 모놀로그에서 얼마나 뛰어난 입담을 과시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요즘 모놀로그의 최고 화제는 얼마 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극도의 저자세를 보여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Putin is Trump’s KGBFF.”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 사회를 맡았던 코미디언 지미 키멀의 모놀로그 일부입니다. ABC방송의 ‘지미 키멀 라이브’를 진행하는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트럼프의 ‘KGBFF’라고 소개합니다. ‘BFF’는 ‘영원한 절친’을 뜻하죠. KGB(옛 소련 비밀경찰) 출신의 푸틴이 트럼프의 영원한 절친이라는 뜻입니다. 이 신조어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미국에서는 ‘KGBFF’라고 적힌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He’ll steal the shirt off your back. Hell, he stole the shirt off his own back.”

케이블 채널 ‘코미디 센트럴’의 토크쇼 ‘데일리쇼 위드 트레버 노아’를 진행하는 노아는 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같은 사람한테 꽂혀서 저자세로 일관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모놀로그를 펼칩니다. 푸틴이 어떤 작자냐 하면 ‘당신의 셔츠를 벗겨 훔쳐갈’(steal the shirt off you) 사람이라는 거죠. 당신에게 사기 칠, 당신을 등쳐 먹을 사람이라는 겁니다. 한술 더 떠 “세상에나, 그러고 보니 그(푸틴)는 자기 자신한테까지 사기를 친 위인이네”라고 합니다. 푸틴이 “러시아는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호언장담한 것은 결국 자신을 속인 거짓말이라는 거죠.

△“It’s only a matter of weeks before he ‘Single White Females’ Putin.”

NBC방송의 ‘레이트 나이트 위드 세스 마이어스’의 진행자 마이어스는 ‘Single White Female’(SWF·1992년)이라는 영화 제목을 인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위험한 독신녀’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영화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스토킹하는 줄거리입니다. ‘SWF’를 동사형으로 쓰면 ‘스토킹하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트럼프는 푸틴을 (너무 좋아해서) 스토킹하기 일보 직전이다’라는 조롱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푸틴#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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