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현주]지역관광 도약 계기 만들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6일 03시 00분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
근무시간 단축으로 삶이 변하고 있다. ‘쉼표 있는 삶’을 지향하는 정부의 정책기조가 ‘주52시간 근무제’로 구현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여느 정책보다 높다. 대표적인 변화는 여가시간 증가다. ‘과로사회’라는 자조적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과열된 일상에 익숙한 사람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있다. 퇴근 후 문화센터를 찾고 야근 없는 저녁시간을 즐기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삶의 패턴에서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여가 활동은 무엇일까?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이 희망하는 여가 활동은 관광(46.5%)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시간과 경제적 제약이 있으나 여행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가 활동이다. 과거에 비해 선호도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내실을 갖춘 지역관광 정책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1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국가관광전략회의’는 이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회의에서 발표한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의 핵심적인 정책 방향은 관광 목적지를 다양화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광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동력을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인 과제로 관광전략 거점도시를 육성해 교통, 숙박 등 지역관광 인프라를 개선하고 섬과 갯벌, 명품 숲 등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체험요소를 결합한 매력적인 특화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다. 지역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일 수 있다.

또 한국형 ‘목적지 마케팅 기구(DMO)’ 등 정책 추진 체계를 정비해 지역 주도적인 관광정책을 추진할 기반도 마련했다. 남북 관계 개선에 따라 관광의 공간적 확장이 조심스럽게 전망되면서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평화관광을 준비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일본의 내수관광이 탄탄한 이유는 소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요소와 관광 콘텐츠를 결합시켰기 때문이다. 지역의 고유한 자원을 기반으로 체험 활동, 기념품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단과 연계해 국내 관광 수요를 유인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고대 로마제국의 철학자 세네카는 “여행과 장소의 변화는 우리 마음에 활력을 선사한다”고 했다. 사람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관광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다. 준비가 필요하다. 여가시간의 증가는 여행 수요와 소비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정부는 지역관광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 늘리고 지역은 주도적인 관광정책을 추진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사회적 변화가 사람들의 삶과 지역에 활력을 선사해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
#기고#지역관광#주52시간 근무제#관광정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