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도시를 떠나 충남 홍성에 살고 있다. 피로한 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지역에 정착해서 ‘미디어협동조합’을 창업했다. 먹고살 만한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답은 ‘먹고살 만하다’이다. 도시에서 힘들게 경제생활을 했기 때문에 사람 사는 곳이라면 먹고살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운이 좋았던 점이 있다면 또래의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함께 창업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지역의 청년들과 더 밀접하게 지낼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한다. 최근 충남도지사와 지역의 청년들이 만나는 토크콘서트에 다녀왔다. 지역의 가장 큰 리더인 도지사와 지역의 청년들을 동시에 만날 수도 있겠다는 욕심에 시간을 내어 다녀온 자리였다. 충남 청년들이 굳이 도지사를 만나고 싶어 할까 하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일단 충남도청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참석한 청년들의 수에 압도됐다. 먹을 것 없는 행사에 머릿수를 채워준다는 우쭐함은 일단 넣어두기로 했다. 원래의 기획보다 너무 많은 청년이 참석해서 오히려 고민이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였으니 행사의 열기는 알 만했다.
‘충남청년’ 토크콘서트는 모티브가 흥미로웠다. 부여전자고 학생들이 지난 지방선거 중 만난 양승조 도지사 후보에게 당선된다면 꼭 함께 라면을 먹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은 마이크가 돌아왔을 때 왠지 ‘높으신 분’들은 아주 고급음식만 드시지 우리가 먹는 라면 따위는 먹지 않을 것 같아 던져본 말이라고 했다. 이에 도지사는 ‘당선된다면 꼭 도청에서 함께 라면을 먹자’라고 화답했고 그렇게 시작된 토크콘서트였다. 실제로 모두가 라면을 먹으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 큰 주제는 ‘일자리’였다. 지금 세대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주제였다. 단순히 일자리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수준 높은 대화가 오갔다. 실제 창업해 청년들을 고용하는 입장에서는 충남의 청년 고용에 대한 관심이 반가웠다. 두 번째 큰 주제는 ‘주거 문제’였다. 말 그대로 생활밀착형 주제들이었다.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임기 내에 사회적 주택 건설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 없는 청년들을 위해 페이스북과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했다. 모두가 발언권을 가질 수는 없으니 오픈채팅방을 운영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첫 만남이다 보니 생활밀착형 질문들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는 어려웠지만 각 실·과장들이 참석해 청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꼼꼼히 메모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잘 모르는 꼰대 아저씨들이 와서 ‘우리 때는 더 어려웠다’고 말할 것 같았던 토크콘서트는 청년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는 데 일단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앞으로도 청년들과의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는 충남도지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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