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무용가의 한 사람으로 꼽혔고 동양의 이사도라 덩컨으로 불린 무용가 최승희는 한류의 원조라고 할 만하다. 1939년 미국 뉴욕의 무대에 섰을 때 만든 팸플릿에는 한자(崔承喜)와 영문(Sai Shoki) 서명이 있다. 최승희의 서명은 위아래로 상당히 길고 오른쪽으로 가면서 경사가 올라간다. 필적학에서는 글씨의 세로 길이가 긴 것은 자존심이 세고 용기가 있으며 대중 앞에 서기를 좋아하고 유명해지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라고 해석한다. 스타로 성공한 연예인들은 대부분 특히 첫 글자가 매우 크다. 미국의 배우 록 허드슨, 메릴린 먼로, 제인 러셀, 조앤 크로퍼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엘비스 프레슬리가 그 예이다. 글씨의 기초선이 오른쪽으로 갈수록 올라가는 것은 이상주의적이고 외향적이며 낙천적이고 꿈꾸기를 좋아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배우 버트 레이놀즈, 테니스 선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사회운동가 마틴 루서 킹,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 등에게서 이런 형태가 발견된다.
최승희의 글씨는 한 글자가 1획으로 끝나는 연면형(連綿型)의 전형으로 상당한 학식과 경험이 쌓여야 쓸 수 있는 형태이다. 사물의 연결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고 복잡한 세상사를 종합적, 분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필획이 매우 힘차고 거침이 없다. 최승희는 단순히 무용가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수준에 오른 인물이었을 것이다. 웬만한 정치지도자나 학자의 수준 이상이고 세계적인 예술가들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승희의 영문 서명 중 ‘S’자의 동그라미 모양의 고리가 왼쪽으로 과도하게 뻗쳐 있다. 이는 도량이 넓고 외향적이고 사교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k’의 마지막 획이 길게 늘어져 있어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의 점은 오른쪽 위에 많이 치우쳐 있는데 이는 충동적이고 직관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한자와 영문 등 다양한 서명이 함께 있으면 필적 분석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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