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기업 감사 최종후보가 된 간첩 전과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5일 00시 00분


공기업인 강원랜드 상임감사위원 최종후보 2명 가운데 간첩 활동으로 실형을 살았던 황인오 씨(62)가 포함됐다고 한다. 황 씨는 1992년 북한의 ‘대한민국 적화통일’ 지령을 받고 활동했던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1998년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고 2003년 특별사면복권을 받았지만 그의 간첩 활동은 노무현 정부 시절 과거사 진상조사위에서도 재확인된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했던 황 씨가 공기업의 고위직 최종후보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황당하다.

황 씨는 강원랜드에서 제출한 이력서 등 관련 서류에 강원 정선군 사북읍의 광부 경력만 기재하고 간첩죄로 구속·수감됐던 사실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주변의 추천과 비호가 없고서야 카지노나 휴양 관련 전문성이 없는 황 씨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최종후보가 될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황 씨가 강원랜드 상임이사 후보에 오른 것은 여권 인사들과의 인연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는 2012년 재·보궐선거 때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이 나라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적대시했던 사람이 ‘보은인사’의 대상이 된다면 대가 없이 헌신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은 뭐가 되겠는가.
#강원랜드#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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