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취약한 산업구조와 여러 발전 저해 요소들로 성장은 한계에 부딪히고 급변하는 미디어, 글로벌 환경에 대한 대처 또한 역부족이다.
산업 근간인 생태계마저 흔들릴 수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애니메이션 창작 인력 수급 문제다. 4차 산업 시대가 도래하면 애니메이션 산업 또한 인공지능이 발달해 일부 과정 혹은 전 과정에 걸쳐 인력 재편이 불가피하다.
결국 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청년들을 창작자로 육성해야 하는데, 대학 교육과는 별도로 창작자의 개별 프로젝트 기획부터 사업화까지 도와줄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 학생들은 취업에만 매달리고 기존 기업도 어려움에 처하면 소속 인재들은 어려움에 빠진다. 애니메이션 생태계가 10년, 아니 5년 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감이 있다.
그렇다면 미래를 견인할 튼튼한 창작의 저변은 어떻게 형성해야 할까. 우선 역량 있는 애니메이션 창작자의 발굴 및 육성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우수 기획자를 발굴하고 애니메이션을 개발해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
다음으로 우수 중소 기획사들이 신규 기획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은 창작 지원뿐만 아니라 투자 및 사업화까지 연계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만 척박한 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가까운 미래에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최근 추진되는 기관 및 기업의 애니메이션 인재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존 기업의 지원 프로그램은 일회성 비용 지원에 그쳤으나 지원 기간을 늘리고 창작자들이 오롯이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창의적이고 좋은 작품을 함께 개발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진행한다. 그동안 업계에서 필요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던 것으로 생태계의 건강한 변화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줄탁동시(啐啄同時). 동시에 행한다는 고사성어로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어미와 병아리가 동시에 껍데기를 쫀다는 의미다.
앞으로 껍데기를 깨고 나올 창작자는 4차 산업 시대에도 애니메이션 산업의 귀한 존재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도 고착화한 애니메이션 산업의 프레임을 깨고 창작자의 답답한 현실을 같이 쪼아줄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창작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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