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날씨+빅데이터=경제 활성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8일 03시 00분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대부분의 사람은 매일 아침 날씨를 확인한다. 그날의 옷 코디부터 출퇴근 방법까지 수많은 것들이 날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날씨는 고객 니즈에 민감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매일 아침 날씨와 제품별 판매량이 연동된 날씨 판매지수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제품 생산 수량, 제품 진열, 재고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날씨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또 매장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공기측정기가 실시간으로 측정한 공기 상태에 따라 공조시스템을 가동해 쾌적하게 실내 공기를 유지하여 건강을 지키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에너지비용을 절약한다. 날씨와 공기 데이터를 통해 고객 니즈 파악과 고객 만족을 동시에 이룬 것으로 날씨 데이터가 소상공인의 경제를 웃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훌륭한 날씨 데이터 활용 사례가 있음에도 국제경영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데이터 활용은 63개국 중 56위로 걸음마 수준이라고 한다.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활용도 높은 데이터의 양이 가장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활용도 높은 데이터가 2만5000여 개로 미국(23만3000)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활용도 높은 데이터 확보는 서로 다른 데이터 간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생산해 내는지에 달렸다. 따라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날씨가 소중한 데이터가 될 것이다. 날씨 데이터가 타 데이터와 융합해 핵심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날씨는 모든 산업 중 70∼80%에 해당하는 업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해외에서는 날씨가 국내총생산(GDP)의 42∼51% 정도, 사계절이 더 뚜렷한 국내에서는 날씨의 영향력이 더 커 GDP의 52%에 달한다. 경제 살리기에 나선 정부와 기업이 날씨와 각종 경제 데이터의 결합에 좀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경제뿐 아니라 환경으로 눈을 돌리면 날씨는 더욱 소중한 데이터가 된다. 예로 실시간 미세먼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호흡기 민감계층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치료를 할 수 있으며 기후에 따른 질병 발생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보다 진일보한 연구가 가능하다. 다만 지금까지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발이 묶여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의료 기록을 쌓아 두고도 민감 정보로 분류되는 날씨 데이터와의 유의미한 결합을 시도해 볼 수조차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여 개인정보보호법을 보완하고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유도한 데이터 규제 혁신 정책은 반길 만하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데이터 간의 결합과 활용이 될 것이다. 새롭게 생산될 수많은 데이터 간의 결합이 우리나라에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 4차 산업혁명이란 이름에 걸맞은 변화가 될 수 있을지는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또한 많은 분야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날씨 데이터가 데이터 경제의 핵심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날씨#빅데이터#경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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