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송평인]중국의 海空 도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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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부표(浮漂)는 단순한 식별수단에서 기상관측용까지 다양한 목적에 쓰인다. 배와 갈매기와 하늘의 구름밖에 그릴 게 없는 망망한 바다에서 화가들이 사랑한 이색적 소재이기도 하다. 이 정겨운 오브제가 전쟁에 긴히 쓰이게 된 것은 잠수함이 처음 사용된 제2차 세계대전부터다. 잠수함의 접근을 사전에 탐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중음파탐지기(소나)를 장착한 부표도 대잠항공기를 통해 바다에 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어제 3000t급 잠수함 1호인 ‘안창호함’ 진수식을 가졌다. 그런데 중국이 올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과 이어도 근해에 8개의 부표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백령도 서쪽 공해상에 첫 부표가 발견된 이후 갑작스럽게 부표가 늘어났다. 부표에는 중국해양관측부표라고 표시돼 있지만 이들 중 4개는 우리 해군의 공해상 작전 구역에 설치돼 있어 한미의 잠수함 기동을 감시할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해양 관측을 가장한 군사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중국 군용기가 지난달 2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 강릉 동쪽 상공까지 비행했다. 올해만 5번째 침범이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2013년 동중국해에 선포한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이후 급증했다. 중국은 당시 일본 센카쿠 열도와 한국 이어도 상공을 포함한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했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은 초기에는 이어도 남서쪽 구역에 집중됐으나 지난해부터 과감히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까지 올라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도 동시에 무단 진입하게 된다.

▷중국의 계속되는 KADIZ·JADIZ 무단 진입과 서해상에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부표의 설치는 중국이 하늘과 바다에서 한일 방향의 정찰 및 작전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만이 아니라 동해상에서 러시아의 KADIZ·JADIZ 무단 진입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육상에서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높은 하늘과 먼바다에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은 해가 갈수록 고조되는 느낌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안창호함#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무단 진입#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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