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핵화가 일어날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머지않아 김 위원장과 회담을 열 것”이라고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미 대화를 자신이 이룬 큰 외교적 성취로 앞머리에 내세웠다. 1년 전 같은 자리에서 “북한 완전 파괴”를 경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그에게 북핵 외교는 큰 자랑거리가 됐다. 그것은 자신의 ‘최대 압박’ 정책에 따른 결과이며 대북제재야말로 비핵화의 추동력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굳게 믿고 있다.
물론 북한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현행 최고 수위의 제재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종적인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가 일어날(occur)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시작되면 단계적 완화도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선(先)비핵화’ 원칙을 양보할 의사가 결코 없음은 분명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금명간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난다. 오스트리아 빈에선 실무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1차 북-미 정상회담까지는 3개월이 걸렸고 그 과정에는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김정은은 “우리가 속임수를 쓰면 미국의 보복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했다지만,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북-미 관계는 다시 불확실성 속에 표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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