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어제 이재갑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 “1만 원까지 가는 속도나 결정 방법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지역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고용부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저임금 관련 두 장관이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대해 여당 지도부는 즉각 반대 의사를 밝혔고, 이낙연 총리도 4일 “역작용이 우려된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 최저임금 개편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정부와 여권 일각에선 최저임금제가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노동계의 반발 등에 눌려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 박용만 상의 회장이 고용부 장관에게 건의한 구체적인 내용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 등 구체적 지표에 근거해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 합의를 통해 적절한 최저임금을 찾자는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 사용자, 공익위원 등이 3명씩으로 구성된다. 현행 공익위원은 고용부가 모두 친노동계 인사로 위촉해 공정한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주장이 많았다.
올해와 내년도 최저임금은 어차피 결정됐다. 하지만 경제 현장 곳곳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터져 나와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기회에 임금 결정 구조뿐만 아니라 지역별 업종별 차등 적용까지 포함해 개선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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