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에 의한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미 사망자만 1600명을 넘었고 이재민도 6만2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아직까지 피해 집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마을도 많다고 하니 그 피해를 짐작하기조차 힘들 것 같다.
대한민국에는 해외긴급구호대(Korea Disaster Relief Team)가 있다. 해외 재난 발생 시 해외 긴급 구호에 관한 법령에 의거해 피해국을 긴급히 지원하기 위해 파견되는 조직이다. 2012년 파푸아뉴기니 산사태 피해의 인도적 지원을 시작으로 그동안 혁혁한 성과들을 올려 대한민국의 국위 선양에 기여하여 왔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나라이고 많은 경제 협력 관계를 가지고 있는 우방이기도 하다. 해외긴급구호대가 신속히 파견되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인도네시아 국민을 구하고 양국 관계 발전의 촉진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현지 상황은 그렇게 녹록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사태는 쓰나미와 지진이 겹쳐 지반 액상화 현상으로 마을 전체가 진흙에 파묻히기도 하는 등 그 피해 정도가 매우 광범위하고 심각한 지경으로 보인다. 구호대가 파견되면 숙소나 식사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필자는 민군 합동 구호팀을 편성하고 이들의 안전과 시설 및 군수를 지원할 수 있는 군 병력을 함께 보내는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되면 의료진을 비롯한 긴급 구호팀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도 숙소를 건설할 수 있고 거기에서 군수 라인을 통해 식사와 식수 등 제반 필요 사항들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구호인력은 구호활동에 전념할 수 있으며 또한 공병 등이 직접 재해 지역의 복구에 참여하여 신속한 복구를 돕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장기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군 의료진을 포함한 군 병력이 해외에 파견되어 재난 지원을 한 경우는 과거에도 있다. 2013년 필리핀 타클로반 지역이 태풍 하이옌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때 군 의료진을 포함한 공병이 파견되어 재건에 기여하였고 2014년 에볼라 사태 때는 국립중앙의료원의 민간의료진과 군에서 선발된 군의관과 간호장교가 함께 시에라리온의 민간 치료시설에서 근무하기도 하였다.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해외 파병은 국회 비준 사항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재난에 맞서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도주의적 지원에 민과 군의 차이가 있을 수 없음을 생각하면 모두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도네시아의 위기에 대한민국의 민군이 힘을 합쳐 위기 극복에 일조한다면 양국의 우호 증진과 대한민국의 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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