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 구글 이사는 2040년대가 되면 사람의 뇌 피질에 심은 마이크로 칩과 크라우드가 연결되고 인간의 수명은 원하는 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인공지능 의사 ‘IBM 왓슨’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자산운용사 블랙로드나 골드만삭스는 이미 펀드 매니저들을 대량 해고하고 인공지능으로 대체했다. ‘아마존 고’처럼 무인 매장이나 공장 자동화가 늘어나면서 단순 노동인력의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무인자동차를 타고 출근해 인공지능 상사를 모시고 일할 날도 머지않은 것이다.
한국 정부와 언론은 4차 산업혁명을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지만 대비 지수는 지난해 세계 26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는 ‘하나의 정책’으로는 불가능하다. 교육과 과학기술, 산업, 고용, 노동 등 ‘융합정책’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교육이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 스탠퍼드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600여 곳이 강좌 6000여 개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이 디지털 시대에 맞춰 개방과 공유로 크게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은 아직도 아날로그식 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한국의 가장 큰 현안은 청년 실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기술 창업 말고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대학 졸업생의 창업만이 아니라 교수들의 창업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지원해야 한다. 중국 대학 졸업생의 창업률이 20%에 육박하는데 한국은 5%도 채 안 된다.
교육부의 노력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교육과 과학기술, 산업, 고용, 노동 분야 등이 힘과 지혜를 합쳐 ‘융합정책’으로 대처해야 한다. 노사협력과 합의로 인더스트리 4.0을 완성해가는 독일의 사례도 노사관계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줄어드는 단순노동 일자리를 디지털 일자리에서 창출해야 한다. 아날로그 시대의 노조도 디지털 시대의 노조로 바뀌어야 노조도 살고 기업도 산다. 부처 간 정책의 벽도 과감하게 허물어야 한다. 과학기술계와 시민사회 단체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지역 이기주의, 부처 이기주의를 과감히 버리고 ‘자기희생’까지 각오해야 한다.
2016년 다보스 포럼은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700만 개 사라지고 새 일자리는 200만 개에 그쳐 고용대란이 올 것으로 예고했다. 예고는 예언과 다르다. 대비하지 않으면 악몽으로 바뀐다. 신속하고 획기적인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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