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실업자 수는 102만4000명으로 9개월 연속 ‘100만 실업자’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10개월 연속 100만 명이 넘었던 외환위기 당시 최악의 기록에 육박해 말 그대로 고용 참사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실업자의 절반이 넘는 57만3천 명은 20, 30대 청년층에 집중됐다. 8월에는 한국 경제의 허리를 떠받치는 40대의 일자리가 27년 만에 최악인 15만8000개 사라졌고 지난달에도 10만 개 이상이 줄었다.
일자리 문제가 청년을 넘어 전 세대에 걸쳐 가장 중요한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급격한 고령화로 1340만 명에 이르는 5060세대인 신(新)중년의 일자리까지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올해 한국은 베이비붐 세대의 상징인 ‘58년 개띠’들이 만 60세를 맞았다. 이들도 인생 2모작을 위한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려는 여성들의 구직행렬도 이어진다.
일자리 만들기는 현재 일자리 사정이 좋은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미국은 법인세를 인하하고 해외로 나간 기업의 유턴을 추진하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도 강도 높은 노동시장 개혁으로 유연한 고용제도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이 기존 직업마저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자리 만들기는 모든 국가의 고민거리가 됐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일자리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다. 조선, 자동차와 같은 주력 산업은 구조조정 중이고 새로운 혁신 분야에서의 일자리도 금세 만들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려면 규제 혁신과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환경을 만드는 게 기본일 것이다. 여기에 정부와 공기업,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권과 민간까지 모두 나서 현재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투구에 나서야 한다. 동아일보와 채널A, 대한상공회의소가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개최하는 ‘2018 리스타트 잡페어’도 이 시대 최대 과제인 일자리 만들기에 기여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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