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내에는 파란 하늘이 그려진 택시가 달리고 있다. 우리 기업이 프랑스에 수출한 수소차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할 당시 수행원으로 에펠탑 가까이 도심 한복판에 있는 수소충전소를 방문했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설치된 이 무인충전소는 지금까지 아무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영 중이다. 택시 운전사도 수소차가 안전하며 소음이 없고 승차감도 좋다며 크게 만족했다.
깨끗한 대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소차가 미래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맥킨지는 2030년에 700만 대가 넘는 수소차가 도로를 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는 수소차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올 6월 ‘수소확산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2024년부터 파리 도심 내 디젤차 출입을 금지하고 2040년에는 프랑스에서 내연자동차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수소경제를 혁신성장의 3대 전략투자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소차는 전기차와 달리 내연자동차의 부품 생태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대·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민관 합동으로 수소경제 로드맵을 마련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소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예컨대 파리처럼 도심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거나 셀프 충전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정비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우리 기업은 2025년까지 5000대의 수소차를 프랑스에 공급하고, 프랑스 기업은 우리나라 수소 생산과 충전소 확충에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수소경제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의 장인기업 두 곳도 방문했다. ‘지 마리니 칼차투레’라는 기업은 120년 동안 4대에 걸쳐 전통 방식으로 맞춤구두를 제작하고 있었다. 흥미롭게도 전통 제작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차별화, 고급화 전략을 통해 전 세계를 상대로 시장 개척 노력도 함께 하고 있었다. ‘테브로’라는 장인기업은 150년간 고급 침구 등 생활용품을 만들고 있다. 전통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새 제품을 개발하면서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었다. 특히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고 작업장 안전을 철저히 준수하는 등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장인기업의 자부심에 감동을 느꼈다.
최첨단 수소차가 프랑스 도로를 달리고, 120년 된 이탈리아 구둣방에서 만든 수제화가 세계를 누비는 모습을 보며 우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그려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신산업을 발굴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제조업의 전통적 강점을 바탕으로 주력 산업을 고도화해 성장 엔진으로 지속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혁신성장이다.
22일 울산에 국내 최초로 수소버스가 실제 노선에 투입되었다. 수소버스시대의 첫걸음을 보며, 혁신성장으로 주력 산업과 미래 신산업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 갈 우리 미래를 앞당기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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