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인류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 위대한 인류의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정말 그럴까. 대학에서 ‘기후와 문명’을 강의하고 있는 필자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인류의 역사나 개인의 삶이 기후와 날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대로라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날씨가 영향을 줄 것이다.
다음 주 목요일인 15일에 수능이 치러진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가 모든 수험생의 관심거리다. 생뚱맞지만 수험생들이 날씨 조건(실내공기, 기온, 습도)만 잘 활용해도 최소한 5점 이상은 올릴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하겠다. 첫째, 시험을 치르는 교실의 공기 상태를 활용하는 것이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도서관에 가면 얼마 안 있어 졸리곤 했다. 도대체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이유는 밀폐된 도서관 열람실에는 ‘졸린 공기’가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많고 환기하기 어려운 도서관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자연스럽게 졸리게 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들이마시는 산소량이 줄어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이 오는 것이다.
실내공기가 맑을수록 학생들의 두뇌 활동은 좋아진다.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는 “환기를 올바르게 하면 학생들의 성적은 5∼10% 높아진다”고 밝혔다. 영국 레딩대 연구팀은 “환기가 잘된 교실에서 시험을 본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15% 이상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니까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시험 점수를 올리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거다. 이번 수능일은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보인다. 추우면 창문을 열지 않게 되고 그러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험생에게는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두 번째는 미세먼지다. 우리나라 교실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높다. ‘2017년도 학교별 교실의 공기 질 측정 결과’에서 11개 시도의 1205개 학교가 미세먼지 ‘나쁨’ 단계에 해당했다. 미세먼지도 두뇌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을 막는 물질이다. 농도가 높은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쉬는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쉬는 시간에는 실내에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 맑은 공기를 심호흡하기 바란다.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생각보다 효과가 큰 방법이다.
세 번째는 기온과 습도다. 사람의 두뇌가 가장 잘 작동하는 온도가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두뇌나 신체 활동에 가장 좋은 온도는 21도라고 한다. 덴마크공대의 실내환경에너지센터는 “실내온도를 21도로 맞추면 학습능력은 8% 증가한다”고 한다. 21도 정도의 기온일 때 사람의 두뇌 활동이 가장 왕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능일에 난방을 하지 않기에 적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법은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어 추위를 막는 것이다. 혹시 덥다고 느끼면 옷을 벗어 가장 편한 온도를 유지해준다. 핫팩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두뇌 활동에 좋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준비해 쉬는 시간에 마시면 많은 도움이 된다. 이것만 잘 실천해도 최소한 5점 이상은 올릴 수 있다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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