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데이비드 아포포]빈곤 아동에게도 공평한 기회 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2일 03시 00분


데이비드 아포포 어린이재단 케냐사무소 후원자서비스팀장
데이비드 아포포 어린이재단 케냐사무소 후원자서비스팀장
필자는 현재 동아프리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어린이재단에서 케냐 아이들과 각국 후원자들을 잇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후원아동과 후원자를 만났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후원자에게 쓴 편지를 읽어 볼 수 있었다. 편지에서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했고 일면식도 없는 후원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후원자들은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응원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권의 다양한 사람들과 후원아동의 만남을 이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어떤 만남도 평범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일을 하면서 알게 됐다.

필자도 어린이재단의 후원아동이었다. 비정부기구(NGO)의 도움으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값진 경험은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했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가족과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후원자와 그 가족들이 공유하는 시간과 경험들은 큰 위로와 안정감을 줬다. 그들은 자신이 후원하는 아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응원했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후원자의 도움으로 가난을 극복할 수 있었고,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NGO의 직원이 됐다.

아직까지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원과 아이디어가 필요하지만 작은 도움으로도 가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나눔이 큰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원조국들의 꾸준한 개발 노력으로 절대빈곤 인구가 줄고 초등교육을 제공받는 어린이의 수가 늘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7억 명 이상의 인구는 절대빈곤에 놓여 있다.

그러나 믿고 싶다. 후원자가 있다는 것은 빈곤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이며 이들은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세계를 꿈꾼다. 후원자의 다짐이 좀 더 큰 범위에서 빈곤을 종결시킬 수 있다. 과거 후원아동이었던 나는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게 정말 행복하다. 후원자 가족과 함께한 나의 유년 시절은 매일 후원자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느낌이었다. 이 따뜻함을 현재 빈곤한 전 세계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데이비드 아포포 어린이재단 케냐사무소 후원자서비스팀장
#빈곤 아동#어린이재단#아동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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